‘틈’은 최초 한 점의 사진으로 시작해 릴레이 방식으로 다음 사람이 이어받아 사진과 글을 만드는 방식의 글쓰기 프로젝트입니다.
‘틈’이란 글쓴이와 글쓴이 사이 생각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이전 사람이 촬영한 사진을 보고 다음 사람이 작품을 만들 때 다음 작가가 이전 작가의 의도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즉, ‘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구태여 ‘틈’을 줄이지 않고 완벽히 자신의 관점에서 재해석 해 봄으로써 남과 나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더 알아가고자 했습니다.
작품 감상의 묘미는 앞사람과 뒷사람의 차이를 느끼는 데 있습니다. 영감을 주는 매개체는 오직 사진이었고, 글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시기에 공개됐기에 동일한 사진으로 작성된 글이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발견하는 재미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전시 구성을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글쓰기 전시회라는 건 정말 꿈만 꾸던 일이었습니다. 집 근처 네모갤러리를 지나다니며, 저기서 전시 한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지 정말 가능할 줄은 몰랐으니까 말이죠. 의심 속에 보냈던 신청 메일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왔습니다. 아마 수십 번은 통화했을 담당자는 꽤나 밝은 목소리로 연락해 주었는데, 우리 전시회는 네모갤러리에 딱 맞을 것 같다며 반갑게 응대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선착순으로 날짜가 정해지다 보니 3월에 가능하다고 했고, 혹시 취소되는 전시가 있으면 다시 연락 준다며 끊었습니다. 당시 날짜는 촉박했지만 좋은 기분으로 바로 프로젝트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프로젝트에 착수한 얼마 후 담당자는 다시 연락이 왔고, 7월에 가능하다며 원한다면 옮겨주겠다고 했습니다. 바로 받아들였고, 4개월의 추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프로젝트를 더 견고히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견고하다고 해야 인당 1세트의 작품을 더 준비하는 것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우리의 의도를 보여주기에는 말이죠. 좋은 글, 좋은 사진을 만들어야 했다면 시간이 더 필요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이고자 한 건 '틈'이라는 주제가 주는 의외성이었습니다. 맞닿아 있음에도 서로의 온도에 완전히 적응하지 않고, 그렇다고 이질적이지도 않으면서 하나의 주제로 통합되는 의외성 말입니다. 무질서 하면서도 통일된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프로젝트 초반에는 그런 면이 참여 글쓴이 분들에게 혼란이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설명드리지 못하다 보니 더 헷갈렸을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럼에도 프로젝트에 잘 녹아주시고 마무리 지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⑭ #벚꽃_김은정 (0) | 2021.06.28 |
---|---|
⑮ #싱그러움_최광복 (0) | 2021.06.28 |
⑯ #스포트라이트_최현수 (0) | 2021.06.28 |
⑰ #(무제)_박진오 (0) | 2021.06.28 |
⑱ #평화로움_문재호 (0) | 2021.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