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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번 명화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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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9 English Drawing Room of the Georgian period, 1770-1800

 

 

 


 

 

 

첫문장n최현수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는 무얼 어떻게 해야 좋을까. 난 그저 가만히 앉아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내 방이 아니다. 기억속의 방, 언젠가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었던 곳. 그곳에서 누굴 만났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곳에서도 난 나른했다. 욕망마저 형태가 옅어지고 있는 바람에 나태해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몸이 지쳐버린 것인지 분간할 수 없다. 테라스를 향해 걸어 나갔던 그녀가 기억난다. 내게 표정을 보이지 않으려고 옆얼굴로 말을 했던 그녀의 마지막 말들은 머릿속에 정착되지 못했다. 그것들은 그 방 안에서, 내가 자신들을 흡입해주기를 바라며 허공에 떠다니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 내가 그곳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겠지. 그리고 이렇게 앉아 있다가 곧 나는 그 방 안에서 누구를 만났었는지를 재차 잊어버릴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나를 무의식중에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구태여 그 장막을 벗겨낼 정도로 난 의욕적이지 못하다. 어쩌면 이 나른함은 체념으로부터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체념은 무엇으로부터 온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다 난 낮잠에 빠져들었다.

 

 

 

 

#나태 #관조 #방안에누워서신세한탄하기

 

 

 


 

 

 

정뱅이n김은정

 

모든 일은 그가 상상한 대로는 되지 않았지만 자신을 경멸하지는 않았다. 아마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면 떠나버릴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자신은 성배를 쫓는데 헌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데이지가 특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멋진 여자가 얼마나 특별한지는 몰랐던 것이다. 그녀는 돈 많은 집 속으로, 윤택하고 부족함 없는 생활 속으로 들어가 사라져버리고 개츠비에게 남은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서로 맺어진 것 같은 느낌은 있었지만 단지 그것뿐이었다.

 

위대한 개츠비 中_F.스콧 피츠제럴드

 

 

 

 

#열망하는 #정작알지못한 #허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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