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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번 사진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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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번 사진

 

 

 


 

 

 

정뱅이n김은정

 

1980년대의 건물이라든가 간간이 보이는 한옥들로 이루어진 종로는 서울의 중심부지만 강남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종로의 골목을 걷다 보면 어느 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기분이 든다. 그중 하나는 낙원상가 뒤, 아구찜 거리다. 궁벽진 이 골목을 어찌 알고들 찾아오는지 아구찜 전문 식당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찬바람이 초록빛을 앗아가고 앙상하게 남겨진 가지가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추위와 함께 어쩐지 허기가 지는 계절이다. 아귀가 가장 살이 오르는 때도 바로 이 겨울이다. 매콤하고 눅진한 양념 아래로 아귀의 뽀얀 살과 미더덕, 새우 그리고 이 모든 바다 내음을 한껏 품은 콩나물 더미. 몸통의 절반인 대가리와 큰 주둥이를 가진 아귀는 그 생김새와 판이한 맛을 낸다. 생물의 기분 나쁜 물컹거림은 요리를 거쳐 입안의 부드러움으로 가득 차오른다. 소담스러운 아귀살 한 움큼을 넘기고 나서 소주 한 잔을 털어 넣는다. 이 한 잔이 후끈했던 속을 시원하게 가셔준다. 겨울 한 자락을 너끈하게 보낼 수 있는 맛이다.

 

 

 

 

#궁벽진골목 #뜨듯한 #너끈한

 

 

 


 

 

 

알미트라n박준형

 

새삼 느끼지만 코로나가 참 많은 이들의 삶을 흔드는 것 같다.

며칠 전 동네를 상점가를 걷다 보니 낯선 가게가 많이 들어온 걸 발견했다.

지난 번까지만 해도 다른 가게가 있었는데 어느새 또 소리 소문없이 자리를 뺀 건지.

집 앞에만 해도 임시 휴업이니 임대 문의를 써 붙인 가게가 많아 내심 씁슬했는데

그나마 이곳처럼 다른 가게로 채워질 수나 있다면 다행인 건가?

 

오늘도 길에서 새로 가게를 차리는 모습을 봤다.

새로운 가게의 사장으로 추정되는 분이 인테리어를 감독하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분께는 죄송하지만 비관에 쩌든 내 뇌는 '과연 이 시국에 가게를 내는 게 맞나?'

하는 의구심부터 떠오른 게 사실이다.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이 빌어먹을 역병이 대다수에게 절망을 안겨 줬지만

일부에게는 도전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해 본다.

내가 빌어봐야 부질없겠지만 그래도

부디 내 의구심이 틀리고 그들의 희망이 옳기를...

아울러 자리를 뜨신 분들도 어딘가에서 다시 자리잡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상점가 #코로나 #폐업 #새출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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