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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번 사진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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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번 사진

 

 

 


 

 

 

알미트라n박준형

 

너는 내게 등을 돌리고 아무 말이 없어.

나는 너에게 구름 너머에 반드시 있을 해님을 같이 보자고 했는데

넌 내 말을 듣고 있는 거니?

난 오늘도 열심히 궁금해하는 중이야.

그동안 내가 너에게 준 것들이 과연 네게 가치가 있었는지를.

 

딴에는 정말 성심성의껏 키워 온 것들을 기꺼이 네게 나누어 준 거야.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너에게 의미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어.

오만한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넌 나보다 여리고 약해.

사실 이건 너부터 내게 먼저 인정했던 사실이기도 해.

 

아마 내 느낌이 맞는다면 넌 내가 너보다 단단하고 강하기 때문에 실망했겠지.

하지만 기억해 봐. 우리의 대화는 그 차이점이 존재했기에 시작할 수 있었어.

그래서 그 차이는 너와 나 사이에 놓인 벽이 아니라 우리 관계의 원(原) 축복이었다는 걸 넌 모르겠니?

 

난 오늘도 고민하고 있어.

혹시 네가 좌절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여전히 여린 너에게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게 옳을까,

아니면 과거에 내가 그랬듯이 너도 혼자서 그걸 견디도록 놔 두는 게 옳을까.

 

 

#망설임 #기다림 #불협화음 #흐림 #희망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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