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밤n김남열
"오빠, 저 일이 생겨서 못 갈 것 같아요."
"형, 오늘 못 갈 거 같아요."
"내가 오늘 원래 일정이 있던걸 깜빡했네, 미안."
"어머니가 갑자기 오늘 시간 좀 비우래서."
이미 꽤 모인 터라, 몇 명 빠진데도 부족함은 없다. 사실 서너 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스무 명 씩이나 모이는데 즐겁지 않을 수 있으랴. 한데 이상하게 기분이 가라앉았다. 혹시 서운함 때문인지 수 없이 되물었지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어쩌면 그런 말들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말들, 그런 단어들. 우리들이 더 어울리고, 더 즐거울 수 있는 기쁨이 단절되는 표현들에 기분이 침식됐으리란 것.
#침식 #기분 #사정 #서운함
은비n장은비
수줍은 내 마음이 아름다운 사랑의 계절이 되어 당신에게 닿기를
홀로 애틋한 감정을 지새우다가 홀로 마음을 정리하고자 했을 때, 나에게 가장 위안이 되었던 건 한 잔의 커피와 여유로웠던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이해를 바라기도 했고, 원망섞인 말을 하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나의 삶을 돌아보며 나에게 꽂힌 화살을 잘라내야 했던 게 가장 먼저였다. 아무도 모르길 바라면서 아무도 모르지는 않기를 바랐던 요 며칠간의 내가 안타까워서 슬퍼지기도 했고, 대신 울어주기도 했다. 내 스스로가 나와의 시간을 온전히 갖는 것이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알고 바라고 깨닫는 동안, 책에 기대었고 기댔던 책으로 회복할 힘을 얻고, 다시금 글을 쓰고 정돈을 했다. 결국 마음이란 다 주는 사람이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나는 매번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매해 비슷한 패턴의 양상을 보내며, 매일 실망했다가 사랑했다 다시 속앓이 하기를 반복한다.
가장 어려운 게 사람의 마음이고 상대방의 마음은 무슨 마음일지 모르지만, 하지 말라는 타인의 시선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이미 마음이 가버린 내 마음도 이해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언젠가 밀어내고 밀어내도 다시금 찾아온다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의 폴에 대한 시몽의 사랑처럼 애틋하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 여길지라도, 그것이 한순간의 불장난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분명 이어질 것이다. 이어질 수밖에 없는게 인연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될놈될 이라던데, 어차피 연애를 하게 될 사람은 내가 철벽을 치든 뭘 하든 어쨌건 서로 눈이 맞는다는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그 모든 관계들에 오픈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겠지. 가장 합당한 방법으로 가장 시기적절하게 찾아올 사람이 있을 거라면서 그렇게 식지 않은 빈 커피 잔을 내려놓았다.
#타인의시선 #자의일까타의일까 #될놈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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