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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번 사진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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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번 사진

 

 

 


 

 

 

은비n장은비

 

당신의 작은 말한마디가 내 마음에 분홍빛을 만들어요.

 

이상하게도, 작은 말 한마디에 두근거리고 설레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를테면, "소설이랑 에세이를 읽는 건, 진정한 독서라고 볼 수 있죠."라던가. "리딩을 주겠어요."라던가. "보고 싶다."라는 한마디에도 설레고, 친구의 소중한 말 한마디에도 심쿵 해서는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야 만다. 작은 것에 심장이 요동칠 때마다 나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사실은 잘 모르겠고,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 이 설렘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상대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무지렁이지만 그렇게 사랑에 빠지고야 만다. 다수의 사람을 어떻게 한꺼번에 좋아할 수 있어요.라고 물어본다면 그저 난 당신이 나의 지인이라서 사랑에 빠진 거예요. 왜냐하면, 나는 내 지인이 좋거든요. 사랑할 수밖에 없으니까 오래오래 보고 싶은 거죠.라고 말하겠지. 그렇게 매일매일 핑크빛 하루를 보내고 나면, 하늘도 내 마음을 알고 있는 건지, 가을만 되면 부쩍 핑크빛을 보여준다. 하루 종일 설레고 설레서 발그레해진 내 볼 이랑 비슷하니까, 나는 그럼 또 하늘이 좋아져서는 한참을 쳐다보고 있다. 너의 하늘은 어떠했느냐고 꼭 물어보고 싶은 사람 여럿에게 마음으로 안부를 보낸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카톡으로 연락을 하고 나면, 잘 살고 있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서먹서먹하진 않을지 염려가 되기도 하고 행여 내 연락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이 돼버려서, 크게 어떤 조치를 취할 수는 없지만, 이 조심스러운 마음들이 좀 닿았으면 좋겠다. 마음이 자꾸 닿는 사람들은 언제나 참 깔끔하고 매력이 많은 사람들이라 배울게 많고 칭찬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인데 그들에게 내 마음을 내비치면, 나를 좋지 않게 보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떤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런 마음은 모두에게나 있는 것이겠지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살면 되지라고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고, 그래도 그 사람들에게는 내가 좋은 사람이고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싶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챙겨주지 못해도, 따뜻한 마음 한번 비추고 밥 한 끼 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가볍게 혹은 무겁게 해나갈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러다 보면 우리라는 이름으로 제법 친해지는 모습이 되어주지 않을까. ;-) 내가 너무 조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애정어린마음 #사랑일까 #두근두근 #좋아해요 #사랑하고요 #애틋한거겠죠 #사실잘모르겟어요

 

 

 


 

 

 

복 이끄미n최광복

 

지난겨울, 너를 처음 만났어

우린 함께 춤을 추었지

함께 춤을 출 때면, 나는 너만 보였어

내 얼굴에는 웃음으로 가득 번졌지

 

나만 즐거워하는 건 아닐까 우려도 잠시

너도 즐거워하는 것을 느꼈고 우리는 누구보다 가까워졌어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춤을 추었지

긴 밤을 지새우며 통화했어

너는 노래를 불러주었고 나는 책을 읽어주었어

네가 코 골며 잠이 들 때까지...

그 소리조차도 계속 듣고 싶어 끊기를 망설였어

 

차디찬 바람이 부는 이 맘 때

우리는 사랑했었지

차가운 바람과 함께 네가 생각나

이 바람처럼 사라지겠지만

 

 

 

#차디찬 #바람 # 추억

 

 

 


 

 

 

첫문장n최현수

 

이제는 퇴근을 해도 석양을 볼 수 없는 계절이 되었다. 퇴근시간보다 해가 일찍 져버린다. 이미 어둑해진 거리로 나서면 하루가 끝나버렸다는 사실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막이 내리고 배우들은 퇴장해서 저마다의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각자의 무대에서, 그리고 각자의 안식처에서 삶은 지속되고 있다. 오로지 동일한 배경만을 공유할 뿐, 그들이 속해있는 이야기의 줄기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알 수 없다. 다만 그래서 상투적인 날씨 이야기가 가끔은 효과적이다. 당신의 삶에도 있고, 내 삶에도 있는 확실한 무언가이기 때문이다.

 

 

 

#날씨 #각자도생 #밤의장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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