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밤n김남열
이틀째 술이다. 술 쩌든 냄새가 살 속까지 파고든 것 같다. 버스로 4시간이나 걸리는 곳까지 와서도 결국 술인가. 원래 MT라는 게 그렇대도, 친한 친구들끼리도 이 모양이라니.
어스름히 어둠 내려앉는 저녁, 오늘도 반복되는 술자리를 위해 알코올을 충전하러 가는 길이다. 호수를 돌아 편의점까지는 30분 정도려나. 사실 게임에서는 이겼다. 요리도 설거지도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만, 내일 아침 이대로 떠나자니 허탈할 것 같아 내가 다녀오겠다고 했다.
터미널 방향은 반대편이라 이곳으로는 처음이다. 펜션에서 본 호수 경치가 좋았던터라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었는데, 이왕 온 김에 어슬렁 거리다 돌아가야겠다.
#mt #원래그래 #허탈
정뱅이n김은정
이번에는 내가 아주 하찮은 일로 헤어지자고 했다.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긁어모아 유럽 여행을 떠나 있었던 나는, 내 전화를 (내가 느끼기에는) 무성의하게 받는 그 애에게 이제는 끝이라고 메일을 보낸 뒤 빈의 벨베데레궁 연못에 커플링을 던져버렸다. •••
우리는 방금 전까지 폭우가 쏟아져 한껏 습하고 축축해진 시부야 거리를 나란히 걸었다. 원래 가려던 식당에 자리가 없어서 결국 체인점 술집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가볍게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다. 예약을 해둘걸 그랬네. 아쉬운 표정으로 그 애가 여러 번 말했다. 식당 예약이라니, 대학생 때의 우리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행위였다. 우리가 사회인이 된 것이, 각자 떨어져 통과해온 시간이 느껴져서 기분이 이상해지려 했다. •••
하나도 재미없었다. 과거가 대체 무슨 소용인가. 즐거웠던 추억담만 대충 늘어놓고 헤어질 뿐인 만남은 없는 편이 낫다. 동창회에 온 것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나는 대체 이 애랑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것인가. 그것은 나조차 알 수 없었다. 그만해, 앞으로에 대한 얘기나 하자. 나는 그렇게 말했고 그 애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아무튼, 하루키 中_이지수
#사회인으로서 #무의미한추억 #어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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