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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번 사진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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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번 사진

 

 

 


 

 

 

쓰밤n김남열

 

왼쪽? 오른쪽? 어디로 가야 물을 찾을 수 있을까?

 

음...

 

일단 뛰어보자.

 

이대론 아무것도 되질 않을 테니.

 

 

 

 

#고민따위 #쓸데없다 #일단 #저질러

 

 

 


 

 

 

첫문장n최현수

 

그녀는 도심에서 개구리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으므로, 글쎄요, 라고 대강 말을 흐렸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이후 한동안 말이 없었다. 우리가 꽤 오랜 시간 침묵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내 머릿속의 생각들이 어느 정도 정리 된 이후였다.

 

“개구리가, 어쨌다고요?”

“네? 아니요. 별 얘기 아니었어요.”

 

그리고 또 침묵.

 

“어쩌면 다음 세대 아이들은 개구리가 어떻게 우는 지조차 모를 지도요.”

 

난 어색한 침묵을 깨트리기 위해 굳이 개구리 토크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한 무응답.

 

“개구리는 개굴개굴 울어서 개구리인데.”

 

왜 난 어색하면 말을 막 던지기 시작하는 걸까? 그리고 꼭 나중에 후회했다. 개구리 따위, 알 게 뭔가. 난 근 십 년간 개구리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개구리는 이미 내게서 잊혀진 생명체였다. 선캄브리아기에 생존했다는 생물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근데 왜 이 여자는 내게 고대 생명체나 마찬가지인 생물에 대해 언급해 놓고, 이제와서 별 이야기가 아니었다느니 하면서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걸까.

결국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갈림길에 다다를 때 까지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그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다만 그냥 잘 들어가라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네왔을 뿐이었다.

 

이상하게도 난 그 다음 날부터 도심에 있는 온갖 복개천들을 돌아다니면서 개구리를 찾아다니는 내 모습을 제 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꿈을 꾸었다. 그녀는 별 생각 없이 개구리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던 게 맞는 것 같았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때는 오랜 시간 이어지는 불편한 침묵이 답답했기 때문에 그녀가 말을 좀 했으면 하고 내가 조급해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꿈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게 몇 주를 시달리던 나는 현실에서 개구리를 찾아 나서기에 이르렀다.

 

“어딜 가면 도심에서 개구리를 볼 수 있죠?”

 

라고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다만 나는 그녀가 그러했던 것처럼 묵묵히, 사실 이야기 상대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랬던 것이지만, 아무런 말 없이 개구리를 찾아다녔다. 그래서 결국 개구리를 찾았냐고? 글쎄, 그건 다음 번 그녀를 만날 때 까지는 누구에게도 비밀이다.

 

 

 

#잊혀지는것들 #너의목소리가안들려

 

 

 


 

 

 

물까치n경아

 

풀잎 위의 청개구리. 보호색을 하고 잘 숨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귀여운 뒷태가 다 보인다. 나도 아닌 척, 나는 아닌 척, 모르는 척, 있어보이는 촉 가장하며 살아가는 것을 내 머리 꼭대기 위에 있는 누군가에게는 다 보일런지도...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다보인다 #포식자 #상위계급 #지배계층 #미물 #상자속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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