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두려움_4회차 글쓰기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 2021-2

by LucWriter 2021. 8. 22. 15:52

본문

Photo by roman odintsov on pexels

 

 

 


 

 

 

두려움

두려운 느낌.

<<표준국어대사전>>

 

두렵다 - 형용사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

형용사 마음에 꺼리거나 염려스럽다.

<<표준국어대사전>>

 

 

 


 

 

 

김남열

[1991]

맞지 않고 하교하는 일이 드물 정도로 일상이던 시대의 학교. 이상하게도 회초리만 기억에 남아 두려움에 떨던 그 시절의 기억을 회상시킨다. 맞았던 기억은 남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가장 기억에 강렬하게 남은 건 북채다. 작은 잘못은 작은북 채, 큰 잘못은 큰 북채. 큰 북채를 꺼낸 건 딱 한 번이었는데, 맞은 친구의 이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1997]

삽자루, 하키 채, 수제 방망이, PVC, 안테나, 몸에 착착 감기는 질긴 나무 회초리까지. 어쩌면 선생님들끼리 겨루고 있었는지도.

 

[2001]

매일 맞는 부류와 안 맞는 부류로 갈렸다. 선생님에게 말이다. 내 경우는 선생님에게 안 맞는 부류였지만, 선생님보다는 선배가 두려웠던 시절이다. 1살 선배가 제일 두려웠던 시절이랄까.

 

[2003]

두려움이 없던 새내기 시절

 

[2004]

2004년 1월 7일부터 730일 동안 매일 두려웠다.

 

[2006]

두려움의 방향이 안에서 밖으로 바뀌고, 세상이 내게 가하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저 고난일 뿐. 진짜 두려움은 내 안에서 뿜어져 나왔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 좌절, 패배감, 불안과 같은 것들이 삶의 의지를 뒤흔들었다.

 

[2018]

나름 평범하지 않은 삶에도 잘 다독이며 산다고 생각했건만, 정신적 문제와 신체적 문제가 동시에 터지니 감당하기 힘든 병이 됐다. 병원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어둠에 휩싸이는 날엔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뿐 아니라 살이 빠지기까지 했다. 차라리 병명이 있어서 치료라도 하면 좋았으련만, 뚜렷한 병명도 없이 징후도 없이 찾아오는 어둠은 상당한 두려움이었다.

 

 

 

김은정

[1996]

케이크에 꽂힌 촛불을 훅 불어서 끄는 건 굉장한 희열을 주었다. 매일 해볼 수 없기 때문이었고,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비디오를 꺼내려다 발견한 종이상자. 열어보니 양초 한 꾸러미가 들어있었다. 못 참지. 이건 꼭 해야 하는 일이야!! 동생을 돌보던 할머니 눈을 피해 라이터와 양초 한 개를 챙겨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슬며시 닫고 양초에 불을 붙였다. 태초의 인간에게 왔던 불처럼 역사적인 순간이 따로 없었다. 촛농이 엄지 위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황급하게 불어 끈 양초와 라이터를 제자리에 갖다 두었다. 엄지 위로 올라온 물집과 통증에 울지도 못하고.

 

[2004]

봄날이었다. 거친 숨소리를 내쉬며 기침하던 할머니는 결국 입원했다. 감기보다 조금 심한 정도였고, 엄마와 병문안을 가서도 간이침대에 누워 동생과 장난쳤다. 할머니는 병원식도 내게 남겨주었는데 눈치 없이도 잘 먹었다. 중간고사 준비로 밤 12시까지 학원에서 보내던 그쯤, 엄마와 아빠는 다녀올 곳이 있다며 서둘러 나갔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비몽사몽에 다시 이불을 끌어안고 잠들었다. 평소처럼 학교에 다녀왔고, 학원에 가기 전 엄마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제 내게는 할머니가 없었다. 엄마 몰래 아이스크림 사주고, 아빠한테 혼날 때면 가로막아주고, 등 도닥여 재워주던 할머니가 이제 없다.

 

[2019]

잃고 싶지 않았고, 욕심내어서도 안되었다. 사람은 늘 그 사이에 있다.

 

 

 

문재호

[2011]

대학을 편입하고 타자의 시선을 감지하고 의식적으로 배려하기 시작한 시기. 처음에 언행이 이상해서인지 나를 두고 같이 수업을 들은 사람들이 ‘쟤 왜 저래?’ ‘해외에서 살다 왔데’ 같은 식으로 말이 오가던 게 1~2년 뒤에는 수그러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 시기.

 

[2014]

1년 반 가량 취업에 도전했으나 실패. 여태까지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닐까. 어쩌면 일반 기업체 취직이 초중고대 시절 내내 톡톡 튀었던 내 성향과 안 맞을 지 몰라. 본격적인 진로고민과 직업 시행착오를 겪었다.

 

[2021]

마지막 실업급여 충전일이 얼마 안 남았다. 원하는 기업으로 이직 하지 못할까.

타인에 대한 관용과 삶에 대한 낙관, 역지사지를 갖춰서 지나친 예민함과 민감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미영

[지금]

두려움이란 주제의 감정의 기억을 되돌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두려움은 정말 무엇인가? 두려움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는데, 두려움보단 불안이란 감정이 많이 느껴지는 듯 했다.

 

[2012]

고등학생 때, 공부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모르는 것 하나 없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완벽이란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그만큼 채워야 하는 공부양에 부담을 느꼈고, 부담스러울 수록 피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한번에 잘하고 싶다는 그 욕심때문에 공부를 미루고 미루면 미룰수록 공부라는 큰 바위가 나를 덮질 것만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 정말 힘든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2002]

이때쯤이었나, 엄마 아빠랑 인천 불빛축제인가? 거길 놀러갔던 것 같은데, 거기서 부모님이 싸우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이었다. 나는 놀러가서 들떠있는데, 솜사탕이 너무 먹고 싶은 나머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돌아가는 내내 엄마아빠에게 솜사탕을 사달라고 쪼른 기억이 있다. 그러다 너무 화가난 엄마는 나를 매섭게 때리며 혼냈던 기억이 있다. 그땐 엄마의 모습이 정말 불같이 느껴졌는데, 그 모습이 정말 두려웠다.

 

 

 

이상미

[1996년]

새로 이사를 오고 나서 처음 가위에 눌렸다. 해가 지고 나면 졸음이 온다는 게 무서워졌다. 잠들지 못해 괴로운 것보다 누우면 시작되는 그것이. 밤이 온다는 것이 두렵다

 

[1999년]

내 번호 38번. 오늘은 8일이다. 게다가 수학 수업이 있는 날.

나는 이미 수학을 포기했는데 선생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앞에 나가서 칠판에 문제를 풀 생각을 하니까 손바닥에 땀이 고인다.

조퇴하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학교 안 무너지나...

 

[2016년]

몽롱한 기운에 눈을 떴을때 첫 느낌은 팔이 너무 아프다는 거였고 그다음은 비명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것이었다.

보이진 않았지만 아파 죽겠다고 살려달라고 신음하고 소리 지르고있는 사람들.

수술 후 회복실.

수술을 마치고 나와 마취에서 깨길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 누워 다름 환자들의 비명을 듣고 있자니 나도 같이 소리를 지르고 싶어졌다.

빨리 나가고 싶다. 신음과 비명속에 누워있고 싶지않아. 여기 너무 블편해.

나좀 내보내주세요

 

 

 

장은비: 사람관계

[초등학생]

"엄마가 말하고 있을 땐 그냥 말을 하지 마."

친구들 앞에 엄마가 왔다는 건, 내 엄마가 일일 교사로 올 수 있다는 건, 내가 엄청 자랑할 수 있는 건데, 나 지금 완전 자신감 상승중인데, 엄마에게 자꾸 다가갔다가 엄마에게 한소리를 들었어요. 친구들이 다 있는 곳에서 혼나고 나니 너무 슬프고 서글퍼서 눈물이 나는데, 말을 하고 싶은데 눈물이 나서 말을 못하겠어요. 친구들 앞에서 우리엄마가 있는 게 너무 자랑스러운 건데 나는 왜 혼이 난거죠. 너무 억울해요. 답답해요. 그래서 눈물을 참으려고 말도 안하고 고개 숙이고 있었는데 또 혼이 났어요. "너는 왜 그깟 거에 눈물을 보여? 창피하지도 않아?' 라고 엄마가 그러시는데 내 속도 모르는 엄마는 나한테만 뭐라고 하네요. 옆에 친구들이 떠들고 있는데 왜! 나한테만 뭐라 그러지.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거야.

 

[중고등학생]

말수가 적은 사람이 되었어요. 어딘가 말을 하면 혼날 것 같다는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혔거든요. 선생님이 교과서에 적힌 지면의 글들을 읽어볼 사람이라며 번호를 부르실 때 내 번호가 안 불리길 간절히 바래요. 발표하는 수업은 당연히 싫죠. 수행평가에서 발표자가 왜 항상 나인지 모르겠어요. 자료조사도 내가 다하고, 발표도 내가하면 도대체 애들은 뭘 하고 있는 거죠. 난 그 발표를 내가 하면 망할 거라는걸 알고 있어요. 목소리도 무척 떨리고, 파들파들, 그러다 이내 눈물이 나요.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나에게 말하라는 명령을 혹은 권유를 혹은 부탁을 내리지 말아줘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내 떨리는 목소리를 내가 듣기 싫어요. 주어와 목적어 없이 서술어만 만개한 내 문장을 듣고 싶지 않아요. 생각과 소리가 다르게 전달되는 상황은 너무 버거워요. 그만, 그만 말하고 싶어요.

 

[신입직장인]

이 상황을 어떻게든 고치고 싶은데, 사회는 의견을 표력하면 그 의견을 낸 사람의 업무가 되더라고요. 애써 마음을 다독거리고 말하기를 시작했는데, 아직도 목소리가 파들파들 떨리는 것은 고치기 너무 어려워요. 상대방이 이 미세한 떨림을 알게 될까 두렵고, 걱정이 됩니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갈까 봐 노심초사해요. 사실 내가 지금 이 회의의 구렁텅이에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요. 어떻게 말을 예쁘게 해야 선임이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요. 이 분노의 감정의 선이 전달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내가 말한다고 고쳐질 세상이었다면 진작 고쳐졌겠죠. 저는 그런 농담들이 불편합니다. 저도 사람이에요. 라는 말들을 입 밖으로 낸다면, 분위기가 싸해지겠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가야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그냥 넘어가는 내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어서 너무 두렵습니다.

 

[직장인10년차]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저에겐 말하는 행위가 정말 어렵답니다. 눈치가 없어서 뭐든지 알고 있는 사실이면 다 말해도 될 것 같았어요. 말하고 나니 내가 말한 똥을 내가 치우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세상에, 말이 이렇게 어려운건지 성인이 되고나서 또 알아버렸죠. 말이라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묵묵히 이어폰을 꽂고 일하는 상황이 가장 마음이 편합니다. 가끔 업체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또다시 쿵쾅거리는 마음이 있어요. 이 마음은 어쩌지 못하더라고요. 전화 걸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목소리도 크고, 웃을 때도 호탕하고, 어딘가 조근한 사람은 아니어서요. 고객님이 화내시면 저도 화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이 꾹 참아야 하잖아요. 그럼 더 낮은 소리로 말하며 친절해야 하잖아요. 마음과 다른 감정들을 입으로 내뱉는 그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랄 뿐이에요. 제발, 서면으로 제출 부탁드려요. 우리 암묵적인 구두 상 계약 혹은 협약이 아니라, 서로가 편한 메일로 주고받자고요. 혹은 카톡까진 제가 어떻게 마음을 생각해볼게요.

 

[며칠 전]

"소개팅 전문가 같아요!! 말씀 너무 잘하시네요!"

"와, 이런 캐릭터 처음 봐요. 말씀 참 예쁘게 하시네요."

네 ? 뭐라고요? 제가 말을 잘한다고요? 금시초문이에요. 제 인생 평생에 들어본 적이 없는 문장이지만, 아무쪼록 감사합니다. 아마 공적인 자리가 아니라 사적인 자리여서 그럴 거예요. 저기 남자1님 그런데, 그런 말들 왠지 불편해요. 소개팅 많이 해본 건 아닌데 이 소개팅이 망했구나 하는 종지부와 같이 들리거든요. 또 망하는 상황은 어딘가 제 매력이 없어보여서 두렵습니다. 전 매력이 많은 사람인데, 겨우 소개팅 전문가로 귀결되고 싶지는 않다고요. 와, 남자2임 그나마 나으시지만, 네 제가 좀 독특한 가봐요. 살아생전 한 번도 내가 또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제가 지금 또라이가 된 기분이에요. 이런 제 마음을 알아주실까요. 아하하, 이번 소개팅도 망한 것 같네요. 이 캐릭터의 특유함을 입 밖으로 내지 말아주세요. 저 제가 또라인거 알면, 있는 매력을 다 까발리지 못하거든요. 갈 때마다 망하면, 전 언제 연애를 할 수 있나요. 이번 생에 가능한지 정말 두렵네요...//// 에헤


 

'함께쓰는 밤 전시장 > 쓰밤 202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루함_6회차 글쓰기  (0) 2021.08.22
#설렘_5회차 글쓰기  (0) 2021.08.22
#자신감_3회차 글쓰기  (0) 2021.08.22
#무서움_2회차 글쓰기  (0) 2021.08.22
#신나다_1회차 글쓰기  (0) 2021.08.22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