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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번 사진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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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번 사진

 

 

 


 

 

 

쓰밤n김남열

 

여주시 근처 자전거 종주 코스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양평 인증센터에서 돌아가야 했지만, 도장 두 개 더 찍으려는 욕심에 자전거 도로 위에서 밤을 맞이했다. 정확히는 임시 자전거 도로라고 해야 할까. 일부 구간이 공사 중인 터라 돌아내려 갔던 길이다. 낮에는 사방이 나무인 산길로만 보였는데, 밤에 보니 골 사이로 도심이 보인다.

 

왼쪽 눈을 감고, 엄지를 치켜올려 오른쪽 눈 바로 앞을 가렸다. 그리곤 천천히 팔을 뻗었다. 완전히 뻗었건만 야경 빛은 엄지 양쪽으로 겨우 세어 나올 만큼 작다.

 

나는 저곳에서 얼마나 치열했나. 지하철에선 누가 먼저 앉을세라 눈치 보고, 점심시간은 조금 더 쉬어보려 허겁지겁 밥을 먹고, 퇴근 후엔 도태될 두려움에 책상에 앉아있고 그리고 생각조차 싫은 업무시간. 잠깐의 여유도 없는, 아니 불안함에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 그 정도의 치열한 삶. 내가 영혼을 태웠구나, 겨우 엄지손가락만 한 빛 내려고.

 

 

 

 

#야경 #치열한삶 #불타는인생

 

 

 


 

 

 

너부리n이상미

 

커피 마시러 갈래요?

 

게스트하우스의 넓은 테이블을 둘러앉은 사람들은 각자의 얘기를 하느라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고

나는 소란을 틈타 너에게 밤 산책을 가자 했다.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는 시끄럽게 떠들긴 좋았지만,

우린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기위해 동네 유일한 편의점까지 가로등도 없는 길을 30분 넘게 걸었다.

조금씩 어둠이 익숙해지기 시작하자 눈으로 별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하늘에 이렇게 별이 많았어요?

너무 밝은 곳에 있어서 안보였던 거겠죠.

 

가로등도 흔한 간판이나 네온사인도 없는 이차선 도로.

지나가는 차에 치이지 않기 위해 핸드폰을 크게 앞뒤로 흔들며 걷던 길.

우리가 걸어가는 속도에 맞춰 이름 모를 벌레소리가 멈췄다 이어지기를 반복하던 길.

 

내 기억 속 최고의 밤 산책.

 

 

#고산리밤산책 #손전등필수 #다음엔은하수보러가자

 

 

 


 

 

 

은비n장은비

 

별을 세다 말고, 선명함에 마음을 빼앗긴 달멍.

 

어두워야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흐린날엔 보기 어렵고, 맑은하늘 어두운 곳에서만 유난히 반짝거리는 별을 보고있다보면 쉽게 마음을 빼앗긴다. 천문대에 가지 않아도 일상속에서 별이 보이는 일이 흔치 않아서 더 그렇다. 오늘따라 유독 그 반짝임에 설레여서, 집에오는 길 내내 하늘만 바라보고 걸었다. 이 하늘이 그렇게나 그리웟던가.

 

아마 오늘의 하늘에 화룡정점을 찍은 것은 달이었겟다. 모양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가장 밝은 모습으로 내비치는 반짝거림이 더할나위 없이 좋앗다. 그러니까, 주변의 별들이 잘 안보일만큼 밝았는데, 보름달이 뜨는 추석이 곧 당도하긴 할건지 반짝거리는 하늘을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삼삼오오 모여 맥주한잔에 마음도 기울이고,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아지고, 집밖을 나와 꽁냥꽁냥하게 산책도 하고 그랫을텐데, 부쩍 인적이 없던 공원에서 우두커니앉아 이 시국이 어서 끝나기만을 바라게되는 것이 아쉬웠다.

 

달도 별도 아름다운 밤이니까.

내가 별다른 수식어구가 없어도, 오늘밤은 아름다웠다고 할란다. 행복했고, 즐거웠고, 아름다웠고, 반짝거렸던 밤이엇다.

 

 

 

#달멍 #반짝거림 #하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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