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뱅이n김은정
5년 차 결혼 생활은
호수라 부르기에 너무 우아하고
저수지, 그 정도가 딱 맞는 표현이다.
고작 한 방울씩 떨어진 빗물에
결국 둑이 터지고야 마는 저수지
깊이를 모르게 넘실대던
물이 다 쏟아져 나가고
뜨거운 태양에 바닥이 쩍쩍 갈라진 저수지
다시 보수한 둑에
적당히 차오르는 빗물
그 위로 짙은 고요함이 깔린 저수지
떨어져 보면 평화롭지만
가까이 가면 질척이기도 하고
냄새도 좀 나고 벌레도 꼬이는 저수지
논밭떼기 가운데 있는 저수지
그 정도 딱 맞는 표현이다.
#결혼의현실 #멀리봐야평온 #툽툽한시인
물까치n경아
물가의 민들레. 민들레 홀씨가 조금만 더 많이 날아갔더라면 물에 떠내려 가 뿌리내리지 못할 뻔 했다. 홀씨 하나로 날아와 땅에 깊숙히 자리잡고서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자라 알아서 꽃을 피우고 몇 십 배인지 몇 백 배인지 더 많은 민들레 홀씨를 만들어 냈다. 문득 바다거북이나 올챙이들이 생각이 난다. 바다거북은 어미 거북이 모래를 파고 알을 낳아 놓으면은 알을 깨고 나와 모래 밖으로 기어나와 부지런히 바다를 향해 파닥파닥 돌진한다.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이가 없는 세상을 알아서 헤쳐나간다. 올챙이들은 또 어떤가. 엄마개구리 아빠개구리가 보호해주지 않은 개구리알. 물렁한 알집을 헤치고 나와서 어떻게 저쩧게 포식자를 피해 살아남아 성장하다보면 몸이 변한다. 뒷다리가 생기고 앞다리가 생기고 꼬리가 점점 없어지고 팔딱팔딱 육지를 뛰어다닐 수 있게 된다. 아무도 그들의 육신이 변할 것이라 알려주지 않지만 어른 개구리가 되어 짝짓기를 하고 자손을 만들어낸다. 몸에 없던 무언가가 돋아날 때 이상한 변화에 무섭지는 않았을까? 인간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몸이 어떻게 변할 것이다 교육을 받아서 어떻게 변할 것이다 미리 알고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나에게 무언가 가르쳐 준 어른들이 없었더라면 나의 성장과 살아가는것이 어땠을지 까마득하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중년의 인간은 갱년기를 맞이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 알고 자신의 기분변화가 어떤건지 모른다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배우지 않으면 나도 나를 모른다.
서점에 있는 책을 보면
어떤 사람은 거절을 좀 해도 되는 것을 모르고.
어떤 사람은 다른이에게 미움을 좀 받아도 괜찮다는 것을 모르고.
어떤 사람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도 모른다.
사람은 알아서 크지 못하고 남에게 배워가야 한다.
#홀로서기 #기다림 #버티기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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