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밤n김남열
익숙한 것이 낯설게 보일 때 자유를 느낀다. 낯섦을 새로움의 토대라 일컫는 사람들이 있다. 좋은 말이지만, 한편으론 생산성에 가까운 의미라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표현한다. 호기심이라고.
창조, 창의성과 같은 단어는 결과가 중시된다.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결과물에 따라야 하는 이유다. 거의 창조 수준에 달하는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고안하더라도, 그것이 만들어지거나 그려지거나 혹은 글로 표현되지 못하여 타인과 공유되지 않으면 쓸데없는 생각일 뿐이다. 다시 말해, 타인으로 하여금 새롭다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그 생각은 소각되고 만다. 하지만, 호기심은 타인의 관심을 필요치 않는다. 감정을 표현한 단어로 스스로의 내면에 더 닿아있다. 억지로 자아낼 필요도 없고, 누구에게 인정받을 필요도 없다. 내 마음껏, 내 마음대로 저질러도 된다.
낯섦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일반적이진 않다. 낯섦은 겪어보지 못했다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무엇을 마주할 때 경계하거나 두려워하니까. 하나, 낯선 것이 일반적으로 겪어보지 않을 상황들이라는 걸 고려할 때, 그 안에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무언가가 숨어있다. 새로이 겪어볼 수 있는 것들이 있음이다. 그곳에 기존의 틀은, 고정관념은 하나도 허용되지 않는다. 내 방식대로 내 법칙대로 새로운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낯섦은 호기심이고 자유다.
누구나가 다 낯섦에 호기심을 느끼고 자유를 느끼지는 않는다. 어떤 이는 그곳에서 발견된 자유를 되려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분명한 것은, 낯섦을 통해 느끼는 호기심과 자유를 즐길수록 정신적 삶은 더 풍부해 지리라는 것이다.
#낯섦 #자유 #새로움 #호기심
첫문장n최현수
기어코 세계가 내려앉았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가졌던 것들을 수복하기 위해 움직여야만 했다. 사물들이 사라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여야만 그 자리에 뭔가가 있었다는 사실이라도 남길 수가 있었다.
아무도 말을 꺼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해야만 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이 시급했다. 다들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 이외에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불가능도 해결할 수 있는 지식을 갈구할 뿐이다.
하지만 일이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는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에겐 이름이 있고, 다들 고유한 이야기를 갖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했던 노동의 시간을 잊어야만 한다. 세계가 복원되더라도 우리는 함께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치욕스럽기까지 했던 고통을 잊기 위해 서로를 모른 체 할 것이다. 연대는 연대에서 끝날 뿐 그 너머에서 우리가 만나기 위해서는 더욱 절실한 이유가 필요하다.
#회사생활 #멸망 #다급함 #필사적인 사람들
쓰밤n김남열
나는 돈을 갖고 싶어 하는가 아니면 자본을 갖고 싶어 하는가. 나는 부자가 되고 싶은가 아니면 자본가가 되고 싶은가. 나는 부자인가 자본가인가. 지금 우리 사회의 책임성 있는 구성원들이 각자 해야 할 질문이다.
경계에 흐르다, 최진석, 2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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