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41번 명화 × 함께쓰는 밤

함께쓰는 밤 전시장/쓰밤4 (2020)

by LucWriter 2021. 5. 23. 18:04

본문

41. The Child’s Bath, Mary Cassatt

 

 

 


 

 

 

너부리n이상미

 

신음소리인지 고함소리인지 모를 소리에 영우가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을 때,

사위는 어두웠고 방안엔 그 혼자 뿐이었다.

이사 온 집의 짐을 정리하다 잠깐 쉰다는 게 시간이 꽤 흘러 버린 모양이었다.

그때 다시 들려오는 소리에 침대에서 튕기듯 일어난 영우는 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자신이

잠들기 전 아내가 정리하고 있던 작은 방 쪽이라는 걸 깨달았다.

 

작은방문을 열자 보인 것은 몸을 옹송그린 채 울고 있는 아내, 정화였다.

[정화야..]

가만히 다가서서 아내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정화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정화가 고개를 들고 품에 움켜쥐고 있던 걸 내밀었을 때 고요하던 영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주 보이는 정화의 얼굴처럼.

 

하얗게 불거진 정화의 손이 움켜쥐고 있던 건 수건이었다.

이정우 왕자님 첫돌 기념이라 쓰인 하얀 수건.

답례용 선물이었지만 누구에게도 건네 진 적 없는 기념품.

아들 정우의 손 한번 닦아줄 수 없었던 수건이 아내의 눈물에 젖어 가고 있었다.

영우는 그저 얼굴을 일그린채 몸을 낮춰 정화를, 아내를 품에 안았다.

그 수건에 눈물을 보태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수건 #짐정리

 

 

 


 

 

 

정뱅이n김은정

 

사실, 그즈음 내 주머니는 허당이었다. 그러나 한번 한 말을 도로 담아 넣을 수는 없는 일, 나는 일식집 문을 너무도 당당하게 열어젖혔다. 그리고 주문을 했는데, 알탕에 생선초밥, 그게 전부였다. 음식이 나오고, 빈약한 상차림에 스스로가 멋쩍어 나는 서둘러 먹자 하고 먼저 수저를 들었다. 그런데, 한참을 아버지와 나, 그리고 향이가 수저질을 하는데도 어머니는 도통 가만히만 계셨다. 음식이 마음에 안 드시나 싶었다. 다른 걸 시켜 드릴까 싶었다. 상차림이 민망해 어머니 얼굴을 못 보고, 나는 그리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용기를 내어 어머니 얼굴을 봤는데, 그 눈을 봤는데 눈물이 그렁해 울고 계셨다. 눈물이 날 만큼 좋으셨던 것이다.

 

'내가 언제 이런 사랑 받아나 봤겠니.'

 

내 어머니는 그렇게 싸구려 효도에도 감동하는 그런 분이었다. 나는 지금도 그때 일을 두고두고 못 잊는다. 내 얼마나 그녀 알기를 소홀히 했던가.

 

참 묘하다.

살아서는 어머니가 그냥 어머니더니,

그 이상은 아니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그녀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녀 없이 살아지니 참 묘하다.

 

나는 바란다.

내세에 다시 그녀를 만난다면,

다시 그녀의 막내딸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中_노희경

 

 

 

#그리움 #회한 #미안함


 

관련글 더보기